그동안 거실은 TV와 함께 켜지는 ‘온(ON) 공간’, 혹은 그 집의 얼굴로서 ‘보이는’ 공간이었다. 그만큼 가장 큰 면적에 가장 좋은 가구와 TV, 오디오 등이 놓이는 상징적 기능성이 강했다.

그러던 거실 기능이 최근 들어 문화적이고 교육적으로 급변하는 추세다. 특히 공간이 좁아 따로 서재를 만들 수 없는 20~30평형대 가정에서 유효하다. 주택의 ‘열린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거실을 가족 공동 서재, 또는 컴퓨터 작업장으로 쓰게 된다면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 스타일을 규정하는 키워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오전에는 주부의 개인 서재나 아이들 도서관, 오디오 룸이 될 수 있고, 주말에는 패밀리 룸 구실을 하게 된다.

다만 이곳을 단순히 책을 수납하고 읽는 공간으로만 두지 말자. 효율적인 수납과 미적인 측면을 고려한 아이디어 몇 가지만 알아두어도 격조 있는 서재를 꾸밀 수 있다.

1. ‘엔들리스(endless)’ 타입 책꽂이로 가장 큰 벽면을 구성한다. 엔들리스 타입이란 고정된 책장이 아니라 공간에 따라 빼고 추가하며 모양을 달리 할 수 있는 책장으로 벽면을 한층 더 짜임새 있게 구성해준다.

2. 좁은 공간에서는 조명도 중요하다. 전체 조명과 부분 조명을 함께 사용하되 눈의 피로감을 덜어 주는 삼파장 램프가 좋고, 고정형 대신 이동형 조명을 쓰면 책을 읽는 위치가 바뀌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3. 책장의 몇몇 칸엔 문을 달아 일부 막힌 수납공간을 확보해주면 거실 서재가 훨씬 깔끔하고 정리돼 보인다.

4. 책꽂이의 깊이는 24~27㎝ 내외가 좋다. 깊이가 너무 깊으면 책이 꽂힌 나머지 공간에 먼지가 쌓인다. 또 측판의 간격이 60㎝가 넘어갈 경우 무거운 전문서적들로 선반이 휘는 경우가 있다.

5. 서가 이외의 가구는 단순한 디자인을 사용하되 색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선택한다. 서가의 색상이 밝은 단풍나무 색상이면 책상 정도는 같은 색상으로 맞추고 의자나 소파의 경우는 파스텔 톤의 하늘색이나 녹색 등으로 매치한다.

[김보경·디자인 길드 대표·현대백화점 리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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